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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사생 "매트릭스 시리즈" 영화리뷰, 무엇이 진실인가?

내 맘대로 영화 리뷰, 영사생

by borntobe 2023. 7. 1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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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를 통한 사소한 생각. "영사생" 시작합니다.

 

지평선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현실이라고 느끼지만, 현실일까? 슈퍼 N의 잡생각과 매트릭스의 접점

  어렸을 적, 차를 타고 가면서 조금씩 바뀌는 지평선, 산을 보며 생각한 것이 있다. '저 지평선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저 지평선 너머는 실존하는 걸까? 아니 지평선 너머, 지평선, 눈앞의 것들은 실존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끝도 없이 했었던 것 같다.

 

마치 게임의 한 장면처럼 나의 시력이 닿지 않는 지평선 너머는 초록색 격자무늬의 매트릭스로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내가 한 발 움직이면 그만큼 렌더링이 되어, 초록색 격자무늬는 하늘과 나무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 나의 '시력'은 '나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해서 커다란 반구를 형성하여 그 안의 것들만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중2병다운 생각이었던 것 같다.

 

이런 잡생각을 잊고 산 지 어언 십여 년, 최근에는 뇌과학에 관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우리가 어떻게 인지하는지, 뇌과학으로 접근하여 설명한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우리가 느끼는 것은 모두 전기자극이다. 또한 우리가 행동할 수 있는 것 또한 뉴런 간의 전기자극으로 가능한 것이다. 시각이 없던 사람에게 사물 간의 거리를 느낄 수 있는 탐지 장치와, 이러한 위상에 따른 피부 자극 장치를 입힌다. 처음에는 낯설어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은 실제로 보는 사람과 같이 움직이며 공간을 설명한다고 한다. 색상까지 보게 하려면(?, 인지하게 하려 면이 더 맞겠다.) 더 복잡한 탐지 장치와, 더 복잡한 출력장치가 필요하다. 결국 극도로 과학이 발전한 세계에서는 한 개의 라인과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뇌만 있다면, 그 뇌는 살아 움직이지 않을까. 가상 세계든 진짜 세계이든.

 

[참고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 데이비드 이글먼]

 

 이러한 결로 본다면, 하나의 라인을 통해 매트릭스로 접속하는 네오는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 (위생이니, 그 기다란 것이 어디까지 가네, 이런 것은 논외로 하자.) 그러면 현실에서는 누워있지만, 매트릭스에서 걷는다고 느끼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움직임에 따른 달팽이관의 흔들림. 걷게 되며 피부에 닿는 바람의 세기. 걷는 만큼 바뀌는 시각적 자극. 점점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소리, 발바닥에 느껴지는 요철 등. 이러한 전기 자극을 눈감고 누워있는 우리에게 준다면, 그대로 걷고 있다고 느끼지 않을까? 우리가 허접한 3D놀이기구에서 멀미가 나는 건 시각적 자극만 주기 때문이다. 다른 기관은 다 가만히 있다고 느끼는데 시각만 움직인다고 하니 뇌가 이해하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매트릭스 포스터

매트릭스 시리즈의 줄거리

는 패스 한다. 이 블로그의 영화 리뷰들은 보면 알겠지만, 사실 줄거리보단 영화 내용에 관한 작은 고찰이다. 그래도.. 리뷰글이니 간단하게 설명하고 넘어가겠다.

 

가상 세계 매트릭스에 살고 있던 네오는 어느 날 기이한 일을 겪게 되고, 진짜 현실 세계에 살고 있던 모피어스를 만나 깨어나게 된다. (참고로 주인공 네오(NEO)는 'THE ONE' 을 재조합해 만들었다고 한다. THE ONE은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라고 생각하면 된다.) 현실 세계는 기계와의 전쟁이 일어난 세계다. 태양광을 통해 에너지를 흡수하던 기계를 막기 위해 인간들은 핵을 통해 하늘을 막을 시도를 하였다. 이는 인간의 계획대로 되었으나, 더 큰 문제가 생겼다. 기계들은 태양에너지를 흡수할 방법이 없어지자, 다른 에너지를 찾기 시작했는데 바로 인간이었다. 인간이 내뿜는 생체 에너지를 흡수하기 위해 인간을 사육하게 된 것이다. 의식이 있는 인간에게선 효과적으로 생체 에너지를 뽑기 어렵자 기계는 다른 방법을 고안해 낸다. 인간을 재우고 꿈(가상 세계)을 꾸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수많은 인간을 사육하고, 프로그램을 돌려 에너지화 했던 것이다. 기계에게 잡히지 않은, 사육되지 않은 얼마 남지 않은 인간 중에 하나가 모피어스였으며 네오를 현실 세계로 끌고 온 것이다. 

 

모피어스는 기계를 멈출 수 있는 사람(THE ONE)이 네오라고 생각하여 함께 기계화된 세상을 구원하려는 내용의 영화다.

 

현실 세계에서 깨어난 네오

'나'라는 것은 어디에서 오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고등학교 시절 친구의 책을 잠깐 빌려본 적 있다. '스즈미 하루히'? 어떤 책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일본 여학생이 표지에 있던 것은 기억한다. 당시 이 책에서 머리를 치는 한 문장을 발견했었다. 오래된 기억으로 정확한 대사는 아니니 참고 바란다.

 

"네가 생각하는 지금. 지금 이 순간이, 1분 전까지는 꿈이 아니었다고 어떻게 증명할 수 있어?"

 아 물론, 아니 나 오늘 7시에 일어났는데? 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다만, 매트릭스와 같은 그런 결의 가능성을 첨가해서 생각해 보자.

지금의 나는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 글을 쓰고 있다.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커피를 시키기 1시간 전, "'나'라는 것은 어디에서 오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적는 순간까지의 기억을 주입시킨 상태에서 나를 여기 앉혀놓고, 'ON'버튼을 통해 나를 깨웠다면. 내가 이질감을 느낄 수 있을까? 아니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자연스럽게 타이핑할 것이다.

 

당신은 어떻게 '나'라는 존재를 인식하는가? 사람은 인지를 통해 '나'라는 존재를 인식한다. '내가 지금 보고 듣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이게 나 아니야?'라고 생각할 것이다. 맞다. 다양한 정보를 인지하여 이를 통한 사고를 통해 '나'라는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곧 우리는 외부 환경을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빗대어 나를 인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만약 외부 환경이 참이 아닌 거짓이라고 하면, 그렇다면 '나' 또한 거짓이지 않을까? 결국 '나'를 인지하기 위해서는 필요 조건은 외부 자극이다. 이 외부 자극이 거짓일 수 있다는 질문을 던져준 영화가 매트릭스다. 

 

지금의 세상이 현실이냐 가짜냐를 따지기에 앞서, 우리는 현실을 살아간다고 믿는다. 이러한 현실에서 과거와 달리 우리는 시각을 통해 전에 없던 외부 자극을 경험한다. 숏폼 콘텐츠, 자극적인 콘텐츠 등 수많은 외부자극들이 폭력적이고, 단순해지고 있다. 이런 자극을 인지하고 사고하는 '사람' 또한 폭력적이고 단순해지고 있다. 사람들이 폭력적이고 단순해지는 것을 떠나, 너무나 개인적인 외부자극들을 통해 형성된 '나'가 같은 콘텐츠를 보고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면 정말 개별적인 '나'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수없이 복제된 콘텐츠들을 통해 형성된 나는 자아가 없을 것이다. 오직 사회 시류를 만드는 빅 브라더의 자아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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